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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시베리아 불곰 같은 러시아 게임사, '메일루'가 한국에 온다

작성일: 2019-11-16

메일루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거대 IT 기업이다. 우리나라 네이버와 카카오를 합친 역할을 러시아 내에서 맡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가 메일루를 통해 러시아에 진출했단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이제 메일루가 한국 게임 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나선다. 지스타에 참여한 메일루 게임 책임자들을 만나 회사 이야기와 러시아 게임 시장 동향을 물었다. 

 

 


 

(왼쪽부터)

알렉세이 이조토브(Alexey Izotov)

MY.GAMES 글로벌 퍼블리싱 총괄 (MY.GAMES Head of Global Publishing)

블라디미르 니콜스키(Vladimir Nikolsky)

메일닷루 그룹 COO (Mail.ru Group’s Chief Operating Officer)

일리야 카핀스키(Ilya Karpinsky)

메일닷루 그룹 게임본부 부본부장/ 게임투자본부 본부장(Mail.ru Games Ventures Director)

 

 


 

메일루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다소 생소한 회사다. 먼저 회사 소개를 부탁한다.

 

블라디미르 = 메일루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회사다. 대표적으론 러시아 국민의 95%가 사용하는 이메일 서비스가 있다. 이외에도 배달, 콜택시, 인터넷 마켓 등을 서비스한다. 한국에선 네이버가 메일루와 비슷하다.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와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를 러시아에 서비스하는 퍼블리싱 사업도 한다. 규모로 보면, 중국의 텐센트 급이다. 현재 회사의 총직원 수는 6,000명 정도이고 런던 증시에 상장되어 시총은 50억 달러(한화 약 5조 8,000억 원) 정도다.

 

한국에 와 지스타에 방문했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알렉세이 = 우선 한국은 게임 사업으로 자주 방문한다. '로스트아크'를 개발한 스마일게이트와도 주기적으로 만나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해 상의도 하고,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서로 공유하는 관계다. 메일루는 '아키에이지'와 '로스트아크'를 러시아에 들여와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스타에는 한국의 화려하고 좋은 게임들이 나온다. 새로운 게임을 보고서 어떤 게임과 비즈니스를 할지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

 

그러고 보니 '로스트아크' 러시아 현지 반응은 어떤가?

 

알렉세이 = 지난 10월 27일에 OBT를 시작했다. 러시아 게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런칭이라는 평가가 많다. 러시아에는 '로스트아크'와 같이 도전하는 액션 RPG를 기다리는 유저가 매우 많은데, 이들 커뮤니티에서는 '로스트아크'가 '매우 행복한 게임'이라는 반응이다. 기술적으로도 서버 이슈 없이 안정적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이틀 전 로스트아크가 대한민국 게임대상에 선정된 것도 알고 있다. 좋은 게임을 러시아에 서비스할 수 있어서 기쁘다.

 

메일루의 게임사업을 담당하는 '마이닷게임즈'에 대한 소개를 한다면?

 

블라디미르 = 게임 퍼블리싱을 전문으로 하는 메일루 자회사다. 러시아에 기반을 둔 회사이지만, 북미와 유럽 등 국가에서 좋은 사업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마이닷게임즈 본사는 암스테르담에 있고 전체 매출의 80%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글로벌 퍼블리셔다. 현황으론 전 세계적으로 5억 명 이상의 등록 유저가 있고, 월간 사용자는 2,500만 명 이상, 일간 사용자는 500만 명에 달한다. 올해 매출은 5억 달러(한화 약 5,800억 원)를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 "전 세계 5억 유저, 매출의 80%는 해외에서 발생한다"


어떤 게임을 서비스 중인가?

 

일리야 = 대표 게임으론 '워페이스'가 있다. 과거 크라이텍에서 서비스하던 것을 인수해 계속 개발하고 서비스를 이어나가고 있다. 모바일 게임은 탑 다운 슈팅 게임인 '워로봇'이 있다. 북미와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허스캐슬'이란 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뒀다. 5,100만 인스톨됐다. 참고로 '워로봇'은 1억 5,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앞서 말한 '로스트아크'와 '아키에이지'와 함께 중국 퍼펙트월드 '완미세계'도 러시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넷이즈 '레블레이션'과 '컨커러스 블레이드'는 북미와 유럽, 러시아 판권을 받아 운영을 대신하고 있다.


마이닷게임즈가 한국 시장에 관심을 두는 이유가 한국의 게임을 해외에 가져가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한국에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서인가?

 

일리야 = 마이닷게임즈가 할 수 있는 여러 서비스가 있다. 이 서비스를 한국에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한국 개발사와 퍼블리셔에게 우리의 서비스를 알려 러시아 및 글로벌 진출을 논의하고 싶다.

 

또한, 마이닷게임즈는 한국 게임 개발사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싶다. 투자라 해서 단순히 돈을 넣는 게 아니다. 1인 개발자, 인디개발자, 중소형 개발사가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마이닷게임즈의 노하우를 전하고 싶다. 러시아, 글로벌 진출에 필요한 로컬라이제이션 서비스 등 마이닷게임즈만의 노하우가 많다.

 

러시아에서는 이미 우리가 압도적인 1등이다. 그리고 북미와 유럽에서 매출의 80%를 거두고 있다. 다만, 아직 아시아에는 마이닷게임즈가 생소한 회사일 수 있다. 이제 아시아와 한국으로 마이닷게임즈가 확장해나가는 단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제 한국의 게임사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


우리나라 게임사는 중국 시장이 막힌 뒤로 다양한 활로를 찾고 있다.

 

일리야 = 중국 시장에 한국 게임들이 진출하지 못하는 게 마이닷게임즈로서는 기회라 생각한다. 한국 게임사 입장에서는 해외 진출이 큰 고민일 수 있다. 마이닷게임즈는 한국 게임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한국만의 스타일을 잘 아는 회사다. 그래서 중국에서 벌어들일 수 있는 만큼의 매출을 마이닷게임즈를 통해 기대할 수 있다.


▲ "판호 이슈, 마이닷게임즈에겐 또 다른 기회가 된다"

데려가고 싶은 한국 게임이 있나?

일리야 = 하이 퀄리티 게임을 살피고 있다. 아직 정확히 어떤 게임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로스트아크' 급의 작품을 현재 논의하고 있다. 한국은 여전히 최고 퀄리티 게임을 개발하는 국가여서 항상 관심을 두고 있다.

벤처 투자에 관심이 많은 거 같은데, 마이닷게임즈의 투자를 받고 싶다면 어떻게 신청할 수 있을까?

일리야 = 전용 웹 페이지가 있다. 우리는 성공 가능성보다 성장 가능성을 본다. 일례로 벨라루스에 3명이 창업한 회사에 투자한 적이 있다. 이들은 스토리 기반의 게임을 만들고, 북미 시장에 서비스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게임 자체가 다른 작품보다 유니크함이 있었기에 투자를 결정했다. 현재 이들은 월간 100만 달러(한화 11억 6,7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마이닷게임즈가 돈만 투자하는 게 아니라, 성장할 수 있도록 유저 대상 마케팅과 기술 컨설팅을 한 덕이라 생각한다.

러시아 게임 시장의 특징을 알려줄 수 있을까?

알렉세이 =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그래도 PC 온라인 게임 유저층은 단단히 유지되고 있다. 러시아 게이머 성향은 경쟁을 즐겨하기에 MMORPG나 FPS와 같은 게임을 즐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러시아는 땅이 넓으니 유저 성향도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대표적으로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는 9,200km 정도 떨어져 있다. 모스크바 유저가 호전적이라면, 블라디보스토크 유저는 부드럽다. 참고로 마이닷게임즈는 러시아 지역마다 서버와 ICD를 구축해둬 모든 러시아 유저가 좋은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회사의 자랑 맞다.

러시아 유저는 경쟁을 좋아하다 보니 아이템을 사 남을 이기는 것(pay to win)에 거리낌이 없다. 그래서 비주얼 아이템(스킨)보다는 성능 아이템이 BM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남에게 멋있게 보이는 것보다 이기는 게 더 중요하니까. 저희가 글로벌 서비스를 하다 보니 통계를 낼 수 있는데, 북미와 유럽은 비주얼 아이템이 잘 팔리고 러시아는 성능 아이템이 잘 팔리더라. 그렇게 북미 유럽 시장과 러시아는 아이템 구매 성향이 다르다.

또한 러시아 유저를 위한 현지화도 중요하다. 단순히 로컬라이제이션이 아니라 컬쳐라이제이션이다. 한국어를 러시아어로 바꾸는 것을 넘어 문화를 녹여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어둡고 음침한 다크 판타지를 러시아 유저는 더 선호한다. 게임으로 러시아와 북미를 비교하면, 러시아는 '배틀그라운드'와 '도타2'를 좋아하고 북미는 '포트나이트'와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긴다. 대표적으론 '디아블로1'과 '디아블로2'가 러시아 유저에게 맞는 게임이다. '디아블로3'는 아니다.

▲ "포트나이트보다는 배틀그라운드가 러시아 유저의 게임"

러시아 유저들이 문화적으로 싫어하는 포인트가 있다면?

알렉세이 = 특별히 종교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조심할 거는 없다. 웬만한 다른 나라보다 규제가 없어서 접근하기 편할 거다. 다만, 범죄 모방이 가능한 게 너무 노골적으로 나오는 것만 조심하면 된다. 러시아에도 학부모 요구가 있으니까. 그 외에는 접근하기 쉽다.

앞으로 한국 시장에 좀 더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인가?

블라디미르 = 투자 측면에서는 더 공격적인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퍼블리싱 사업도 마찮가지다. 현재 한국 기관에 우리가 투자처를 찾을 수 있도록 추천을 요청했다. 기관이 중소게임사나 작품을 정리해 우리에게 줄 예정이다. 이외에도 우리가 직접 한국 시장 내에 투자할 만한 게임사를 열심히 찾고 있다.

한국에 오피스를 차리고 직원을 채용하는 건 언제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한국에 좀 더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싶다. 앞으로 투자 사례가 하나둘 늘어날 것이다. 이런 포트폴리오가 쌓이면 한국의 게임사가 우리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여줄 거라 기대한다.

별개로 러시아에서 GDC와 같은 컨퍼런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 컨퍼런스에 한국 게임 개발자를 초청하고 싶다.